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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맛집

《당신이 모르는 여행》나눔과 교환의 가치를 생각하다

by 모든리뷰 모리 2021. 11. 9.

여행을 좋아하는 만큼 여러 곳에 가보지는 못했다. 책으로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여행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잠들어 있던 감각을 깨워줄 것 같은 느낌인데 《당신이 모르는 여행》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헬프엑스 여행은 단어조차 생소했다. 코로나 시대에 헬프엑스로 어떤 여행을 했을지, 어려움이 있었을텐데 어떻게 용기냈는지 모든게 궁금했다.

 

저자 김소담이 인용한 프롤로그에 인용한 문구 중 '여행은 편견, 완고함, 편협함에 치명타를 날린다. 인간과 사물에 대한 광범위하고 건전하며 너그러운 견해는 일생동안 지구의 한 작은 구석에서 무기력하게 지내는 것으로는 얻을 수 없다.'로 여행을 정의했다.

공동체 마을에 살고 있는 저자는 나이와 성별을 뗀 별명으로 살아가는 모모. 헬프엑스로 유럽마을 생활기에 이어 이번 책은 남아메리카 여행기였다. 생소한 단어 헬프엑스는 숙식을 제공받고 일을 도와주며 하는 여행이었다. 제목처럼 내가 모르는 여행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여행과 사뭇 달랐다.

헬프엑스 여행이란?
Help와 Exchange를 결합한 단어로 호스트를 찾아 그 집에 머물면서 하루에 4~5시간 일을 돕는 대신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받으며 전 세계를 여행한다. 호스트를 만날 수 있는 곳은 HelpX 라는 곳이다.

새로운 곳으로 멀리 가야 여행이라 여겼다. 우리나라가 아닌 비행기 타고 멀리가는게 여행이라고. 모모를 보며 '여행'의 의미를 다시 돌아본다. 새로운 곳으로 떠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 다른 인생, 다른 경험을 여행이라 할 수 있겠구나.

사과를 코앞에 두고 보면 빨간색만 보이고 무언지 모르는 것처럼 가까이 있어 못보는것 같다. 여행은 몇 발자국 물러나 볼수있게 만드는 거구나 싶다. 지금 예측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 책을 쓰게 되거나, 사기를 당해 저품질이 되거나 - 늘 내가 있는 삶 자체가 여행이고, 시시각각 달라지는 나의 감정, 다른 사람의 심정을 살피는 것도 여행이었다.

멋진 장소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보이는 여행기'가 아니었다. 나눔에 대한 가치와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생각하는 여행기'로 돌아보는 여행이었다. 자연은 순환하고 편리함과 바꾼 자연이 병든건 결국 소비지향적 사회이고 일원으로 있는 나였다. 코로나와 나라를 탓하기 전에 나를 들여다보고 나부터 변화를 시작하면 된다.

돈이 수단이 된 흔한 관광 여행 대신 저렴한 여행을 말하는게 아니었다. 모모는 돈이라는 수단이 빠진 교환으로 나눌 수 있는 기쁨을 말하고 있었다. 점점 돈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되는 삶에서 어떤 생각 하나가 조금씩 마음에 차올랐다. 내가 살며 놓치는게 뭘까, 진정 삶을 충만하게 하는 것에 대해.

저자 김소담의 남아메리카 그것도 정글 여행은 놀라웠다. 캠핑장에 있을 때도 공동시설이 멀어 불편하고, 벌레들이 많아 치를 떠는 나로선 상상도 못할 여행이었다. 그래서 더욱 모모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두려움을 뛰어넘는 그녀가 믿는 '나눔과 교환의 가치'는 실로 대단했다.

모모의 《당신이 모르는 여행》을 읽으며 살아가는 인생을 여행이라 생각하니 늘상 같아 보이던 일상이 달라 보였다. 매일 같은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 늘 같은 감정이 아니다. 어제는 비 때문에 우울했고, 오늘은 비에 따뜻한 커피향이 짙어진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느낌도 경험도 달라진다.

더불어 자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재활용 분리수거를 잘하는 것보다 플라스틱 용기를 하나라도 덜 써야겠다. 장바구니는 갖고 다녀도 텀블러는 자주 빼먹었다. 당장 가방에 챙겨 다닐 장바구니, 텀블러, 수저를 준비했다. 물티슈 대신 수건으로,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해야지.